Conative Apiaries / E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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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라는 시간

작업을 시작한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 작업을 시작한게 2010년 가을쯤이었으니 작업이 프린트까지 모두 완료될 8월말을 기준으로 하면 꽉 채워서 만4년인 셈이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 일들을 하기도 했고 내 모든 시간을 여기 쏟아붓진 않았으니 4년간의 작업이라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작업을 시작하고 영수증들을 하나하나 모아오던 기간들이 있으니 4년간의 작업이 아니라고 하기에도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적어도 최근 1년간은 내 모든 에너지를 이 작업 하나에 쏟아부었던 것 같다. 

 

비록 짜깁기였지만 내 최초의 포트폴리오는 'Artificial Dream'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었다. artificial이자 cultivated dream. 우리가 꾸는 꿈은 우리가 진짜 바라는 꿈인지 주위의 꿈인지 모른다. 게다가 우리에겐 이런걸 생각할 시간조차 많지 않다. 소위 쓸데없는 생각이자 시간낭비로 여겨지니까. 최근 1년간 생각을 정리하고 하나씩 작업을 진행해나가면서 지금의 작업도 결국 하나의 'Artificial Dream'이라는 생각이 든다. 늘 곁에 있지만 우리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이들로부터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부추김 당하고, 또한 알려고하면 멍청한 이가 되는 그런. 

 

모아둔 영수증을 하나씩 꺼내고 조금씩 붙여나갈때마다 나와 내 주위의 흔적들이 그 위에 고스란히 남았다. 그리고 그 흔적들은 가지런히 내 필름 속에 자리잡았다. 나의 4년은 그렇게 지나가고 또 다른 4년이 시작된다. 

 

 다른 곳에서는 할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여기나마 남겨둔다. 작업의 방점을 찍는데 무척이나 큰 도움을 준 진우네 가족(원석, 정원), 은씨와 Simon에게 심심한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