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ative Apiaries / E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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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tive Apiaries - 능동형 양봉장

구구절절 설명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꼭 그렇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 내 경우로 보자면 말로 할 때는 잔뜩 설명을 늘어놓다보면 변명이 되는 것 같아서 그냥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임에도 글을 쓰다보면 이상하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게 된다. 그리고 그런 대상은 어떤 것들에 집중되는데 그 어떤 것이 무엇인지를 나도 모르겠다. 그냥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건가.  

어찌되었건 말은 서로의 표정을 바라볼 수도 있을테고 눈을 마주할 수 없는 전화라고 할지언정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말의 끝에는 늘 그 사람의 분위기와 기분이 감지되곤한다. 그런 차이 때문에 유독 글에 이런 너저분한 설명을 곁들이게 되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 글모둠의 제목에 대해 한번 얘기하고 싶었다. Conative Apiaries, 능동형 양봉집. 사회적이라고 표현하기보다 하나의 유기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은 벌들의 기능적 사회는 현대사회의 이상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연적인 벌집hive도 아닌 양봉장Apiary은 벌들이 스스로 행동하고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는 비슷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언젠가 내 글들에서, 내 사진들로 부터 이런 차이에서 오는, 하지만 벌이 아닌 사람들이 섞여사는 우리 세상으로부터의 다양한 변주를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천천히.